기사는 물상으로 보면 ‘황구렁이’를 상징한다. 활동력이 탁월하고 매사에 인내하고 노력하는 유형이라서 자신감만 동반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난다.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주변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일을 매듭짓는 박력이 약해서 주변 평가에 약하다. 역설적이게도 기사는 지지 사화 중에 숨은 무토 겁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열쇠일 수도 있다. 즉, 기사일 하루도 자신밖에 모르고 고집 세며 계산적이며 타인에 대한 질투심으로 하루를 보낼 것인지, 그 반대로 의협심이 강하고 진실을 추구하며 믿음을 발휘해 남을 위해 봉사하여 보람 찬 성과를 만드는 하루를 보낼 것인지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 왜냐하면 기사는 가장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가령, 겉으론 얌전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정곡을 찌르는 직설적인 모습을 가졌다. 자신의 테두리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기토의 성질과 지지에 있는 권력을 상징하는 사화가 지장간에 있는 병화라는 안정적인 정인과 무토라는 변혁의 겁재와 경금이라는 날카로운 상관의 모습으로 섞여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일관되지 않는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성격에 세련되어 보이지만 권력욕과 욕망을 위해 은밀한 모략을 꾸밀 줄도 안다. 이런 날을 만나면 자신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시기와 견제를 삼가라. 자신에 대한 믿음과 관계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인내하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삶의 기준들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스스로에 내재된 자신만의 감각을 상실하여 추진력과 승부욕이 사라져서 어려운 상황이 오면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사의 기운은 자신이 기준으로 정해놓은 애초의 계획에서 틀어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자신의 생각대로 상황이 전개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준이 상대방과의 비교나 통속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문제다. 자신을 통제하는 힘이 강하고 신중하고 성실하지만 목표설정과 기준이 스스로와 어울리지 않는다면 실패는 불보듯 뻔할 것이며 실패에서 오는 좌절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