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에서는 객관적인 실체를 부정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세상이실제로는 상식적인 생각의 틀에 의해 편집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수련 할 때 내 몸의 경계가 느껴지는 것은 실제로 외부와 구분되는 경계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원자 수준에서 본다면 내 몸의 어느 부분이라도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있다. 그 보다 더 미세한 단위까지 가본다면 도대체 나를 구분지을 수 있는 경계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인식주관인 육근(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에 의해 인식대상인 육경(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과의 상호작용할 때 내 의념이 머물러 식(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이 형성되면서 경계는 생긴다. 그래서 수련이 잘 될 때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은 단지 착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에 근접한 느낌이 된다. 수련이 잘 안 될 때 다리가 불편하고 금새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 속에 자신으로 돌아오는 현상은 내 의념이 만들어놓은 관념이 된다. 또한 통증이 느껴지게 되는 순간 우주 전체로 퍼져있던 의념은 통증 부위로 집중이 되고 더욱더 강렬한 실체감에 빠지게 된다. 
 결국 출발은 세계를 인식하는 틀인 세계관이다. 실수로 입자화된 세계를 실체라고 인정하는 관념 속에서는 아무리 기감이 발달해 있어도 분명한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우리는 상상력의 통해서 그 한계를 벗어나 대자유로 향하는 장엄한 모험을 할 수도 있지만 실수화된 인식틀 속에서는 고행에 고행을 거듭해서 수행을 하더라도 결코 대자유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비단 이러한 경계는 수행이라는 고도의 정신문화 속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한 사회의 보편적인 색채를 드러내는 문화의식과 종교 및 정치 등 모든 영역에서 갈등과 질곡을 만들어낸다. 어찌보면 21세기는 이런 현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인류 전체를 공포와 불안으로 내몰고 있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강의는 인식틀의 문제에 집중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올바른 세계인식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수행문화는 개인적으로는 불균형한 심신상태를 만들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혹세무민의 패륜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