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팟캐스트 - 라디오 좌파명리 시즌4

[기타]  좌파 명리학 시즌1에 방송 출연했던, ‘영화감독이었던, 웃자요'입니다.

점프컷 | 2020.11.15 00:57 | 1,116
안녕하세요. 좌파 명리학 시즌1에 방송 출연했던, ‘영화감독이었던', 웃자요(1978년 10월 27일생 임술일주)입니다. 2016년 더운 여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좌파 명리학에 글을 올렸는데, 방송에까지 초청해주셨습니다. 그 때 유명한 영화감독들의 명식과 비교해주시면서, 제가 기구신 대운의 힘든 시기이고, 관살혼잡이라 조금 아쉽지만, 저 또한 영화감독의 명식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지만, 그 당시의 저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습니다. 답도 없는 시나리오에 더 매달려야 한다는 게 숨이 막혔습니다. 차라리 영화를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시기를 바랬습니다. 영화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통해서라도 마음껏 제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준비하던 영화마저 엎어지자, 저는 영화를 관두고 다른 것들에 마음껏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취미삼아 공부하던 타로카드도 본격적으로 가르치게 되면서, 시민단체와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상담용 타로를 강의하게 됐습니다. 시나리오 쓰듯 강의안을 개발하고, 연출하듯 강의를 이끌어가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게다가 저의 넘치는 관 때문인지, 의외로 학교와 기관에서 많은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제 능력을 펼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인정을 받는다는 게 행복했습니다.

드디어 제 길이 보이는 거 같아서, 저는 2017년 정유년 하반기에, 예술 치료 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물론 인격장애나 정신질환을 공부 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시나리오 아이템들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저의 길은 이제 ‘예술치료’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 또한 힘들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게 너무나 보람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영화작업보다 영화치료를 목표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석사 수료를 앞두고, 논문을 준비하며 박사과정을 계획하던 2019년 기해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영화를 처음 시작할 무렵, 인연이 있던 제작사였습니다. 어떻게든 함께 공포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에 저는 흔들렸습니다. 마음 한 편으로는 제가 공부했던 것들을 영화로 잘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곧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역시 시나리오 개발 과정은 괴로웠고, 끝없는 평가와 비판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계속 써댔습니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이렇게까지 해도 안 되면 깨끗이 포기한다고 마음먹고, 정말 쥐어짜듯 시나리오들을 썼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경자년, 갑작스럽게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저예산으로 제한된 짧은 시간 내에 완성해야 하는 조건이었지만, 저는 드디어 14년 만에 두 번째 장편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기쁜 일이었죠.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과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오랜만에 겪는 현장은 너무나 낯설었고, 예상치 못했던 사고들이 계속 터졌습니다. 무엇보다 그토록 꿈꿔왔던 현장에서 헤매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에, 제 멘탈은 흔들렸고,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버티지 못하면 평생 상처로 남을 거라는 걸 알기에, 신경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조금씩 나아지면서, 마지막 촬영을 앞둔 전날 밤, 갑자기 강헌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영화감독의 명식이다.” 생각해보니, 이렇게라도 두번째 장편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깨닫게 되더군요. 다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 시주가 신축이 아니라, 경자였다면 더 의연하게, 더 멋지게 극복해내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고통들이 다음 대운을 위한 준비과정, 시행착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촬영은 모두 무사히 끝났습니다. 아직 완성을 위한 과정들이 남아있지만, 바닥에 추락했던 저는 이제 그 바닥을 딛고 일어날 힘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영화감독이든, 영화치료사든 잘 해내고 싶습니다. 일단 '임술'의 힘과 깡으로 이번 영화를 열심히, 즐겁게 잘 마무리하려고요! 
2016년 그 때, 강헌 선생님, 지산 선생님, 낯선 피디님, 죽지 않는 돌고래님과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글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구신 대운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영화감독 웃자요 올림.

이스턴샤인2020.11.19 17:39

축하드립니다^^
좋은 소식 공유해주시니 행복한 기운을 받는 것 같아 좋네요~
또 소식 들려주세요!

점프컷2020.11.23 19:08

감사합니다~ 강헌선생님 말씀에 제 지난 시간들이 정리되는 거 같아서 좋더라고요~
이스턴샤인님의 좋은 소식도 기대하겠습니다~

규륵2020.11.19 12:36

축하드립니다

점프컷2020.11.23 19:08

감사드립니다^^

브루마스터2020.11.18 10:28

저와 같은  임술일주라  웃자요님 사연을 몇번을  돌려보며 웃자요님을 조용히 응원했습니다.  다시 영화하셔서 저 역시 기쁘네요.  
그래도 용기내어 다시 영화하신게 임술의 깡아닌가 싶어요.

점프컷2020.11.18 11:00

생각도 못하고 있던 '용기'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네요. 임술일주 모두 화이팅입니다.

SC개미2020.11.15 15:41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저 역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공감이 됩니다.

만일 행복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큰 노력없이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등한시되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다.

         ㅡ 스피노자, <에티카>

힘들지 않고 이뤄지면 고통없고 편하겠지만
가치 있는 것은 얻기 힘든 게 세상이치라니
이겨내봐야죠.

결국 이겨내면 고통스러웠던 과정조차
당연하고 고맙게 느껴질 거라고,
그걸 이겨낸 자신이 뿌듯하고
그 결과물이 더 가치있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하며 저도 버티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점프컷2020.11.18 10:54

힘든 시기를 지나고 계시다니, 마음이 찡합니다.
SC개미님께서도 힘든 시간 잘 버티시길 바라고, 소중한 꿈과 희망 이루시길 바랄게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카일라스2020.11.15 14:55

저도 임술일주입니다^^ 힘든시간 보내시고 마무리 작업중이시라니 축하드립니다
좋은작품 기다리겠습니다 꼭 알려주세요
어디서든 무엇을 하시든 행복하시길 빕니다
건강하세요~~^^

점프컷2020.11.18 10:43

같은 일주이신 분들께서 말씀해주시니, 더욱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카일라스님도 언제든 행복하시길 빌게요!

hfs2020.11.15 12:59

화이팅!!

점프컷2020.11.18 10:41

감사합니다^^

soulfree2020.11.15 11:07

방송기억납니다. 화이팅하시구요!

영화제목을 알랴주세요 ㅠㅠ

점프컷2020.11.18 10:40

개봉 전까지는 영화 제목이 바뀌는 경우도 많아서요~ 나중에 기회되면 알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스컬리2020.11.15 03:14

저도 임술일에 신축시에 무식상입니다.  관왕의 삶, 많이 공감하였습니다! 웃자요님 영화 개봉하시면 은글슬쩍 게시판에 홍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술의 깡!! 응원합니다!

점프컷2020.11.18 10:39

저와 많이 비슷하시네요 . 반갑습니다^^ 스컬리님의 임술 깡도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