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팟캐스트 - 라디오 좌파명리 시즌4

[사연 접수] 경술일주 사연 신청합니다

묵호 | 2020.11.12 20:25 | 1,924

안녕하세요,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저는 토 인성이 발달한 경술일주 여자 사람입니다. 시즌1부터 숨어 듣고 있다가 경술일주 차례라는 소식에 너무 신나서 사연 남겨봅니다.

사연을 쓰려고 앉으니 예전에 지산 선생님한테 상담을 갔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네요.

하나는 저에게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다는 말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술은 입에도 대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싸이코 패스 기질은 괜찮은데(ㅋㅋ) 술을 입에도 대지 말라는 말씀에 제가 너무 놀라서 모든 주종을 마시지 말라는 뜻이냐고 다시 여쭸던 게 기억나네요. 슬프게도 저는 선생님의 조언대로 살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와인을 한 잔 했는데 한번 사연을 남겨 보겠습니다.

참, 저는 낯선 피디님의 팬입니다. 목소리도 제가 좋아하는 톤이고, 그리고 강헌 쌤 잠 깨우는 게 너무 웃겨서 팬이 되었습니다.(무서워하지 마세요.. 경술 그렇게 무섭지 않습니다ㅠㅠ) 그럼 진짜 사연을 써보겠습니다.

 

묵호 / 여 / 양력 1988년 4월25일 9시20분 / 교사

 

2. 성향

-논리적이고 재치있게 말을 잘한다는 말을 자주 들음. 남들은 하기 어려워하는 말도 아무렇지 않게 잘 해서 옆에서 듣고 있으면 속이 시원하다고 함.

-동료 교사들에게 목소리 톤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음. 발성이 단단하고 발음이 정확함. 조금만 톤을 낮추거나 단호하게 말하면 학생들이 금방 쪼는데 너무 위압감을 줄까봐 평소에는 원래 말투보다 훨씬 다정하게 말하는 편.

-윗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아니다 싶으면 꼭 말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무식하게 들이받지는 않음. 나이 많은 남자 어른들은 나를 편하게 대하지 않고 어려워하는데 스스로도 그 점이 무척 마음에 듦.

-나보다 어리고 약한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자상하고 친절함. (예를 들면 학생들.)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크게 개의치 않는 편. 누가 나를 싫어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지, 이렇게 생각함.

-타인을 바라보는 태도가 기본적으로 오만한 것 같음. 어렸을 때는 진짜 심했는데 부모님의 사랑으로 많이 사회화가 진행되어 이제는 좀 나아짐.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싫다기보다는 그냥.. 사실 아무 의미가 없음. 스치는 바람 같지만 듣는 척 연기를 잘함.

-소수의 친구와 깊은 친분을 맺고 있음. 외로움, 고독 등의 감정에 상당히 무딘 편. 인간에게 어느 정도의 고독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음. (고독해야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하는 것 같음.)

-쇼핑 세상에서 제일 귀찮음. 솔직히 스티븐 잡스처럼 매일 똑같은 옷 입고 다니고 싶은데 사회생활은 해야 하니까 차마 그렇게 못하고 참고 사는 중.

-머리만 대면 잠들고 잠도 많음. 잔병치레 거의 하지 않는데, 20대 중반까지는 몸에 여드름, 20대 초에 허리 디스크로 2주간 거동을 하지 못한 적이 있음.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소화력이 끝장나게 좋은 편. 특히 육고기를 좋아하는데 지구온난화 걱정되어서 줄이는 중. 신 맛 나는 과일은 싫어함.

-서예, 다도 등 복고풍 취미를 가지고 있음. 차는 우롱차, 보이차 같은 중국차 종류를 즐김.

-어렸을 때부터 인문학 분야를 가리지 않고 즐김. 전공도 국어국문학과 철학을 복수전공함. 철학 중에서도 형이상학, 인식론 분야를 좋아했고, 영미철학보다는 대륙철학을 재미있게 공부했음.

-요리를 꽤 하고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대충대충 빨리빨리 타입. 맛은 있는데 계량이나 레시피 그런 건 개나 줘버린 타입.

-평소에는 엄청 게으른데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계획을 세워서 미친 듯이 몰두하는 편.

-진짜 엄청 게으른데 일할 때는 성격이 급해서 빨리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미치는 스타일. 그런데 아무리 남들에게 급한 일이라도 내가 보기에 중요한 일이 아니면 대강대강 하는 시늉만 하고 문제만 안 되면 그만이지 마인드가 되어버림.

-문제 터졌을 때 순발력이 좋고, 언변과 수완으로 빨리 해결해버림. 필요하면 연기도 함. 심지어 눈물도 마음대로 흘릴 수 있음. 지산쌤 말씀처럼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나 싶을 정도임.

-가족들 말로는 생활력이 꽝인데 그나마 공부라도 잘해서 다행이었다고 이야기함. 주변에서 박학다식하다는 말을 꽤 듣는데 실생활에 필요한 능력이 평균치 이하.

 

3. 과거 이력

을묘대운(7~16세)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했고 책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일부러 전집 종류가 많은 부잣집 친구네 놀러가서 책만 읽다 오곤 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반장이나 회장을 도맡았고, 중학교 때에도 공부는 잘했는데 건방짐이 하늘을 찔러서 중3 때 전교의 선생님들의 미움을 받습니다. 이 무렵 홍세화, 박노자, 하워드 진 같은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부조리함에 눈을 뜨고 어른들을 죄다 미워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권위주의적이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일부 선생님들에게 이 분노를 투사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나 지금이나 윗사람에 대한 경외심이 없습니다. 아 그리고 16살 때 학원 강사였던 남자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지금에서야 그게 그루밍 성추행인지 알지만 그때는 성인지 감수성이 후진적인 사회 분위기라서 그게 문제인 줄도 모르고 제대로 대응 못한 것이 분하네요.

 

갑인대운(17~26세)

고등학교 가자마자 언제 선생님들을 미워했냐는 듯 교무실의 귀염둥이가 되어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정말 너무 드라마틱하게 인간이 변해서 중학교 동창들이 기막혀 했던 게 기억나네요.ㅋㅋ 이때도 공부는 잘해서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0명만 들어가는 특별자습실에서 공부했습니다. 근데 수학을 진짜 디지게 못했어요... 모의고사 보면 수학 30점 맞는데 나머지 과목이 거의 만점이라 특별반이었던 것.ㅋㅋ 고3 때 기적처럼 점수가 올라 수학 1등급 맞고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 진학합니다. 중학교 시절의 나 같은 애도 품어주는 멋진 교사가 되고 싶어 사범대 진학을 희망했으나 담임선생님이 문과는 간판이 중요하다며 상위권 대학의 국어국문학과로 입학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인문대가 저한테 훨씬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2학년 때부터 철학을 복수전공했고, 신나게 하고 싶은 공부하며 행복했습니다. 주말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철학서 읽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클래식기타 동아리에 들어가서 헌신적으로 연주회를 준비했어요. 다섯번이나.ㅋ 그때도 지금도 음악을 좋아합니다. 아이돌도 좋아하고 클래식도 좋아하는데 평범한 수준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약간 덕후처럼 좋아합니다. 대학교 3학년 때 프랑스로 철학 전공 유학을 가려고 한동안 진지하게 준비하다가 현실적으로 이건 아닌 것 같아 2011년 겨울부터 임용 시험을 보는데 매년 떨어집니다. 기나긴 여정의 시작..

 

계축대운(27세~현재)

임용을 3년 연속 떨어지며 더는 이렇게 못 살겠어서 사립학교에 지원했는데 정교사는 내정자가 되고^^ 저한테는 기간제로 근무하라고 해서 1년씩 계약하며 몇년을 사립에서 근무합니다. 신기하게 대운이 바뀔 때마다 큰 변화가 생겼네요. 아무튼 덕분에 학군 좋은 여고에서 행복하게 교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에 원래 다니던 학교의 티오가 없어져서 공립 기간제로 가게 되었는데, 약간 취업 사기 비슷한 것을 당하고 충격을 받아서 직장을 알아보지 않고 임용 공부에 올인했습니다. 근데 또 안 됐죠^^ 죽어라고 시험에서 떨어지는데 항상 소수점 차로 떨어져서 아예 접을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ㅋㅋ 그러다 2018년 초에 급여 많이 주는 학원의 고3 입시 전임강사로 취직해서 약 2년 일했습니다.

이때 학원에 취직하며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첫째는 직장이 멀어진 탓에 부모님을 떠나 독립하게 되었고, 둘째는 원래 살던 곳(경기도 광명)과 뚝 떨어진 곳(서울 동대문)으로 이사를 간 것입니다. 이때부터 2018년, 2019년 2년 연속으로 임용 1차는 합격했고, 2019년에는 최종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학원 근무하면서 원장 갑질과 또라이 같은 동료 교사 때문에 인생 살면서 처음으로 스트레스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시험운은 있었던 것 같고 돈도 꽤 벌었습니다.

저는 이 당시에 스트레스 받는 걸 서예와 다도, 요가로 풀었습니다. 새벽 4시30분에서 5시쯤 일어나 요가하고 차를 한 잔 마시고 하루를 시작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물론 그러고 낮잠을 많이 잤죠. 사주를 공부하시는 친한 선생님께서 계축대운이 저에게는 답답한 대운이라 하셨는데 그래도 이 대운이 끝나갈 말미에 기나긴 임용 대장정이 끝나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 저는 내년에 일반대학원 국어교육 전공으로의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대학원은 수박 겉핥기식 강의들인 것 같아 싫었어요. 언제나 다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삶의 고단함 때문에 미뤄두었던 일을 하게 되었네요.


다음은 질문하고 싶은 것입니다.
 

1. 저는 토다매금 사주인가요? 경금은 토다매금 사주가 될 수 없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제가 자꾸 써먹을 데 없는 공부에 끌리는 이유는 편인 때문인건지, 혹시 공부만 하고 수확이 없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연구자로서 학문적 성취를 하고 싶은데 공부를 하며 조심해야 할 것들, 마음가짐이나 건강관리 같은 것이 궁금합니다.
2. 연애운. 사주를 보면 항상 결혼할 필요 없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근데 궁금은 해요. 저는 남자, 여자 다 만나본 퀴어입니다. 갑목 일간 전남친은 조건이 저보다 훨씬 좋은데 저 좋다고 따라다니고 엄청 잘해줬어요. 계묘일주 전여친은 절 많이 좋아해줬고, 저는 걔를 귀여워했습니다.ㅋㅋ 신해일주 전여친은 까칠하고 도도한 성격에 세련된 취향을 가졌었는데 제가 보기엔 성격이 너무 매력적이고 얼굴도 예뻐서 사귀는 내내 순정을 바쳤어요. 제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제 연애운, 결혼운이 궁금합니다.
3. 몇 년 안에 파주, 일산, 김포 등지로 이사갈 계획이 있습니다. 이곳들이 명리학적, 풍수지리적으로 저에게 괜찮을지 궁금합니다. 만약 다 별로라면 추천해주실 만한 곳이 있을까요?
 

Hyuna2020.11.27 18:11

저도 경술인데  (신약) 저랑 직업, 전공(저도 국문학 전공에 국어교사입니다), 성격,  정말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놀랐네요 ㅎㅎ 심지어는 고등학교 때, 수학 과목에 대한 여정까지요.. 써먹을 데 없는 공부와 그로 인한 성과에 대한 염려까지... 그리고 무술년에 이사, 독립의 변동이 있었던 것까지도요.

규륵2020.11.20 13:49

묵호님 사연 진짜 재밌어요!

이스턴샤인2020.11.16 22:40

안녕하세요~
근원적인 관심을 의미하는 토 기운이 강하고 그것이 4주 모두 괴강에 해당하는 글자이니 다양한 공부를 하고 싶으신가 봅니다.
결혼은 요즘 시대엔 선택이니 생각하시는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부보다는 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하시고 봉사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목 기운이 강한 곳으로 가시길 추천 드리구요..
강동이나 마포가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