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식센터

일주

행동강령

옳다 그르다 말하지 말라. 서로 다른 것이다.

是非之塗(시비지도) 樊然殽亂(번연효란)

해석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길은 너무도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어 있다.

의미

신유는 ‘잘 제련된 칼’이 의미하듯이 날카로운 순금이다. 60일주 중에 금의 성격인 ‘의(義)’로움이 가장 잘 드러난다. 예리한 칼날처럼 전문가적인 기질이 잘 발현되고 정의로움, 정직, 강직, 깐깐함 등이 발휘되는 날이다. 정교한 기술이나 예술에 프로의식을 잘 발휘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완성할 수 있는 날이다. 좋은 흐름에서 이런날을 만나면 그 동안 흐지부지 미뤘던 일들을 해결하려는 고집스런 마음과 장인정신이 발휘되면서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만물의 결실을 맺게 하는 신금의 서릿발 같은 기운과 판단력이 예리하고 세밀하게 문제를 진단하며 업무의 프로세스를 세련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뛰어난 직관력까지 잘 발휘되어서 섬세하고 야무지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한다. 경금과 다르게 신금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부드럽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은 경쟁이 요구되는 일에 더욱 뛰어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으며 한번 일에 집중하면 결실을 보고야 마는 높은 성취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흐름이 좋지 않은 때에 이런날을 만나면 남다른 자존심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보듬어야 할 상대에게까지 칼같이 정곡을 찌르고 맺고 끊는다. 틈이 없는 냉정함과 호불호가 명확한 행동에 주변은 질려버릴 수 있다. 한번 눈밖에 난 사람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처럼 지나치게 강화되는 자아는 사소한 일에도 까탈스럽고 예민하게 굴어 불화와 싸움을 일으키기 쉽다. 완벽성에 집착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동료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비견은 자신의 힘을 두려워 할줄 알아야 하지만 신유 비견에 건록은 더욱 명심할 필요가 있다. 상대를 향해 날아가는 예리한 칼날은 곧바로 내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스스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 우리는 문제상황에서 운명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겨버린다. 왜냐하면 난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반성할 필요조차 없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타자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신유의 빛나는 장점이 최악의 불행이 되는 순간이다.

출전

장자(莊子) 내편(內編) - 제물론편(齊物論篇)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설결(齧缺)이 그의 스승인 왕예(王倪)에게 물었다.

"
子知物之所同是乎(자지물지소동시호)" 曰(왈)

"스승께선 모든 사람이 다 옳다고 인정하는 참다운 도(道)를 알고 계십니까?"라고 물으니

吾惡乎知之(오악호지지)
"내가 어떻게 그런 것을 알 수 있겠느냐?"

子知子之所不知邪(자지자지소불지사) 曰(왈)
"그럼 그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계시겠군요" 라고 말하자,

吾惡乎知之(오악호지지)
"나는 그것도 알지 못한다"

然則物無知邪(연즉물무지사) 曰(왈)
"그렇다면 세상에는 안다는 것이 없는 것입니까?"

吾惡乎知之雖然(오악호지지수연) 嘗試言之(상시언지)
"그것도 알 수 없지. 그러나 굳이 말을 한다면 말이다.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우리들이 말하는 안다는 것이 실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며,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모른다는 것이 실은 아는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또 하나 시험삼아 네게 물어 보겠는데,

民溼寢則腰疾偏死(민습침즉요질편사)
사람은 습기가 많은 곳에 살면 신경통이나 반신불수에 걸리게 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미꾸라지는 과연 어떻게 되겠느냐?

木處則惴慄恂懼(목처즉췌율순구)
또한 사람은 나무 위에서 살면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게 되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원숭이는 과연 어떻게 되겠느냐?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세가지중 어느쪽이 가장 올바른 곳에 살고 있는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民食芻豢(민식추환)
먹는 것 부터가 사람은 소나 돼지를 먹지만,

麇鹿食薦(균록식천)
고라니와 사슴은 풀을 먹으며,

蝍蛆甘帶鴟鴉耆鼠(즉저감대치아기서)
지네는 뱀을 좋아하고, 솔개와 까마귀는 쥐를 잘 먹는다.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네가지중 어느쪽이 가장 올바른 음식맛을 아는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원숭이는 같은 종류의 편저(猵狙)라는 원숭이를 암컷으로 삼고,

麋與鹿交(미여록교) 鰌與魚游(추여어유)
고라니는 사슴과 교미(交尾)를 하며,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사이좋게 지낸다.

毛嬙麗姬(모장여희)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모장과 여희는 천하 사람들로부터 미인이라 환영을 받고 있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물고기들은 이들을 보면 무서워서 물속으로 숨어 버리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麇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새는 이들을 보면 하늘 높이 날아가 버리며, 사슴은 정신없이 달아나 버릴 것이다.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사자숙지천하지정색배)
네가지중 어느 쪽이 가장 올바른 미색(美色)을 알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自我觀之(자아관지) 仁義之端(인의지단)
그러므로 나보고 말하라고 한다면, 인의(仁義)니 시비(是非)니 하는 것도,

是非之塗(시비지도) 樊然殽亂(번연효란)
그 한계나 구별은 너무도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어 있다.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어찌 그렇게 간단히 분별할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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