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팟캐스트 - 라디오 좌파명리 시즌4

[사연 접수] 신축일주 사연 신청합니다!

불나방 | 2020.11.30 22:30 | 892
<1. 불나방 / 남 / 양력 1995월 03월 11일 오전8시15분 / 대학생(디자인전공/졸업예정)>

안녕하세요. 
사주를 공부하시는 엄마의 권유로 방송을 접하게 된 대학생입니다. 직접 공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방송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 제 삶에 대해, 타인의 삶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cf) 엄마: 음력 1967년 08월 12일 오전 7시(묘시)
    아빠: 음력 1967년 07월 14일 오후 1시(오시)


<2. 성향>

1)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습니다. 거의 모든 정신이 나 자신에게 쏠려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내가 만들어내는 결과물들에 대해서만 신경을 씁니다.

2) 다른 한 편,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한 명의 프롤레타리아로써, 사회적으로 약자를 위한 물질적, 정신적 안전망이 좀 더 공고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일들에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3) 성취욕과 인정욕이 매우 강합니다.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인 동시에 저를 끝없이 괴롭히기도 하는 힘입니다.

4) 도전적인 일에 본능적으로 몸이 이끌립니다. 암벽을 타는 것과 같이, 성공과 실패의 한끗차 위에 서 있다는 고도감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5) 깊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또 추구합니다. 수많은 삶의 풍파속에서 한걸음씩 걸어나간 이들의 발자취와 결과물들을 동경하고 좋아합니다.

6) 몰입하는 힘이 매우 강합니다. 어떤 일에 꽂히면 일상의 모든 것을 유보하고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저를 보며 주변지인은 마조히스트인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7) 진로에 관한 고민들에 있어, 선택에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선택한 일에 대해 스스로를 불나방처럼 몰아붙일 것을 알기에 더 오랫동안 따져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판단이 끝난 후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돌진합니다. 그것이 맘에 들든, 들지 않든, 어떻게든 선택에 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끝을 낸 일에는 미련을 갖지 않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취미에서도 반영되는데, 애매하게 즐길 취미는 시작조차 안 합니다. 

8) 생각이 매우 많습니다. 몰입할 일들이 있을 때는, 빠르게 상황전체를 파악하고 판단하는 힘이 되지만, 몰입할 대상이 없을 때는 그 과녁이 제 내면으로 향해, 스스로를 갉아먹습니다.

9) 꼼꼼하고 섬세합니다. 바꿔 말해 강박과 결벽이 심합니다. 또한 계획없이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무계획까지도 계획합니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었을 때 비로소 움직입니다.

10) 몸이 항상 긴장된 상태에 있습니다. 잘 때도 계속 긴장한 상태인건지, 일어났을 때 온 근육이 경직되어 있습니다. 또 장이 약해서 소화를 잘 못 합니다. 젊어서 아직 큰 병은 없지만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큰 병이 생길 거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p.s 너무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 쓴 거 같아 사회부적응자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ㅎㅎ. 유머러스 한 편이고 대인 관계 원만합니다. 주변에, 제가 신경쓰고, 또 저를 신경써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3. 과거이력> (사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나름의 에피소드별로 카테고리화를 해보았습니다.)

1)중학생 때까지 
-좋은 부모님을 만나, 세상의 논리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며 자랍니다.
-11~15살까지 틱장애를 앓았습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 고민했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마음을 비운 후부터 증상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엄마의 권유로 좋은 공연, 전시 등을 접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의 힘에 매료됩니다. 나도 저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죽기 전에 걸작을 만들어봐야겠다 다짐합니다. 그 때부터 미술을 공부합니다.

2)고등학생 (신묘년/임진년/계사년)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을 향한 첫걸음이라 생각해 열심히 입시를 준비합니다. 입시 직전 슬럼프에 빠져 그림 그리는 것이 무서워지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매일 꾸준히 그림을 그렸고 서울의 모 대학 공간디자인학과에 합격합니다. 
cf) 저희 과는 건축, 인테리어, 가구, 개념예술등 잡다하게 배우는 곳입니다.

3)대학생 1,2학년 (갑오년/을미년)
-합격과 무관하게 무서움은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깨달음을 얻고자 입학 직전, 혼자 인도로 베낭여행을 갑니다. 모든 여행계획이 헝클어지는 우연의 연속들 속에서, 오히려 부담이 사라지고 시야가 넓어지게 됩니다. 삶의 전환을 경험합니다.
-입학 후, 2년동안 열심히 놀았습니다. 연애를 했고, 기타도 쳤습니다. 그러나 아마추어가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후, 음악에 흥미를 잃고 그만둡니다.

4)군복무/휴학생 (병신년/정유년/무술년)
-입대 후, 그동안 살면서 경험해온 세상의 모순에 대해 공부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합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 소식을 듣습니다. 좌절감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는 꿈을 향해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머릿속이 명료해집니다. 
"성취를 원한다. 그것이 내 욕망인지 세상의 욕망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가보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학교 프로젝트들),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몇 차원 높은 수준)는 안다. 그 것들이 만들어낼 그 다음을 계속 나아가보자."
최소한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요가를 했고, 그 외의 모든 에너지는 한 곳에 집중합니다.

5)3학년(기해년)
-큰 성취를 이룬 한 해였습니다. 학교를 대표하는 8m높이의 수직설치물을 만듭니다. 학생이 다루기 어려운 규모의 작업이었고, 수많은 교수님들의 반대, 안전문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들을 극복하며 완성해냅니다. 여전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굳이 그것을 정할 필요 없다고, 내 앞에 주어진 것들을 하나씩 성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심에 대한 확신이 섰습니다.

6)4학년(경자년)
-그 확신이 무너집니다. 좋은 결과물을 내긴 했지만, 졸업작품을 만드는 내내 너무 많은 힘을 썼습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포기했기에 스트레스가 쌓여만 갔고, 결과에 연연해하며 정작 깊이 공부하진 않았습니다. 생각이 고갈된 느낌이었고, 남은게 없다 느껴집니다. 불나방같은 삶의 태도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4. 질문>

1) 먹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 것이 명식의 작용 때문인 건지, 아직 미성숙한건지 궁금합니다. 이런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 제 삶을 제대로 구현하는 과정인건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만약 명식 때문이라면,
2) 이 욕망을 구체화하기 위해 어떤 포인트를 잡아야할지 궁금합니다. 마음을 울리는 수많은 창작물들을 보며 때로는 건축가가 되고 싶기도, 엔지니어가 되고 싶기도, 작가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잘 될때도, 안 될때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기 위해선, 어떻게 접근해야할까요?  

3) 이 욕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완전히 불타버린 제 모습을 마주치곤 합니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꾸준히 시도해봤지만, 몰입해야할 무언가가 생기는 순간, 늘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요가도 그 중 한가지이고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제가 실천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스턴샤인2020.12.16 22:47

안녕하세요~
자기 자신에 집중하시는 성향이신데 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을 인식하시는 것을 보면 편인과 편재가 대립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인성이 사회 문화적인 것이라면 재성은 현실의 결과물이기도 하여 다른 성향을 갖고 계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과를 내기 위해 몰입하여 소진시키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비겁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운동도 하셔서 건강관리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화기운이 약하시니 규칙적인 생활과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양한 직업을 꿈꾸시는 것은 편인적이기도 하고 목의 속성 같기도 하네요. 신금의 특성으로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잘 맞으실 것 같은데 재주와 관심은 여러가지인 상황인것 같아요. 이런 다양한 재주를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순차적으로 건축가로 시작해서 몇년후 글도 쓰시고 강의도 하신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남은 관 대운에 공인된 자격이나 학위를 갖추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오픈채팅도 한번 들러주세요~

불나방2020.12.21 17:08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잘 참고해보겠습니다!!